난 저런 술집에 가면 테이블보다는 바에 앉는다.

 

 

일단 그 가게의 바에 앉았더니 딱 눈앞에 들어오는 이런 맛있는 광경이.

자 이제 일본어로 맥주를 시켜보자.

 

 

난 항상 메뉴 주문하기 전에 맥주 한잔을 시킨다.

그 맥주를 마시면서 메뉴를 고르지.

마누라도 이젠 그 스타일에 익숙해졌다.

알고 봤더니 그런게 일본 스타일이라고 하네.

 

난 일본어를 애초에 아주조금;;하는데

이번 여행을 대비해 한 권의 일본어책을 장착했다.

 

 

 

http://www.yes24.com/24/goods/6028476?scode=032&OzSrank=1

 

일본에서 먹고 마시는데는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자 그럼 오늘의 일본어는

주인이 뭐라고 하든 굳이 그게 무슨 소린지 신경쓰지 말고

 

"메뉴 구다사이." (메뉴 주세요) 라고 하면서

"마즈와 비루데." (우선 맥주로) 라고 하면

 

 

 

니 앞엔 쨘 하고 맥주가 놓여질꺼야.

 

한잔 더 주세요 이건 그냥

"오오이~" 하고 부르고 나서 손가락 하나 들면 돼.

 

 

맥주를 먹고 있자니 기본안주가 나온다.

 

 

대충 양배추를 막 썬 다음에

간장 뿌리고 가쓰오부시 얹고 김 올려놓은건데

별거 없는데 이거 훌륭하다. 아주 훌륭하다.

 

마누라가 집에가서 해주겠다면서 훔쳐본다.

 

 

그러면 이제 제대로 시켜볼까.

 

 

 

아까 구다사이;;한 메뉴가 놓여지는데 당황하지 말자.

눈치와 한자로 때려 맞출 수 있고

구글번역기, 네이버사전도 있잖아.

 

 

인기 넘버 원과 넘버 투를 시키면 일단은 실패하지 않겠지.

넘버 원은 레바;;;인데 가타가나로 쓰여 있으니 아마

liver(간) 일꺼야. 아따 이놈의 쪽국 영어발음 보소;;;

 

넘버 투는 일본어는 모르겠는데 옆에 심장이라고 쓰여있구나.

심장 밑에 발은 내가 싫어하니까

그 밑에 있는 위;;를 시켜보자.

 

이렇게 간, 심장, 위를 시켰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먹으려면 최소한 한자는 좀 알아야하겠지.

 

 

 

아마 왼쪽이 위, 오른쪽이 심장같네요.

뭐가 뭐든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아주 부드럽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모래주머니는 쫄깃한게 아니라 질긴거였구나.

그래. 이게 우리나라에서 먹는 닭똥집;;;은 먹을게 못되는 거였구나.

좋은 닭과 좋은 소금을 쓰면 이런 맛이 나는거였구나.

우리나라 닭이 잘못했네.

 

기름기 잘잘 흐르는 위를 이렇게 한입.

 

 

 

담백 쫄깃한,  심장을 또 한 입.

 

기분탓일지 모르지만 한국보다 한 30배는 맛있는거같은데.

환율 덕택에 저거 하나가 950원이니 대단히 훌륭하다.

 

 

그런데 간은 언제 주려나 하고 봤더니

 

 

 

오오 일본만화에서 자주 보던 그 수십년간 물려온 소스!

소스에 또 소스를 타고 60 70년 계속 물려준다는 그 소스!

가게에서 독립하게 되면 그 소스를 나눠준다는 바로 그 일본만화 소스!

 

저 아저씨가 그 소스를 동원했다.

거기에 간을 꿴 꼬치를 살짝 담갔다 구워내니

 

 

 

이런 엄청난 녀석이 나왔습니다.

맛의 올가미 맛의 덫 맛의 폭탄 맛의 후쿠시마 맛의 원자탄!

 

내 살다 살다 닭한테서 이렇게 파워풀한 맛이 날 줄 상상도 못했어.

역시 이 가게 인기 넘버 1 다워.

 

 

이렇게 강한 안주가 나왔으니 술을 바꿔볼까요?

 

"레이슈. 구다사이." (찬 일본주 주세요)

 

 

 

여기는 잔 밑에 작은 접시를 받치고

표면장력으로 술이 둥그렇게 솟을때까지 가득 따라주네요.

이런 사소한게 의외로 임팩트가 있습니다.

 

저거 마시고 크아~ 했더니 종업원들이 아주 좋아하네요.

 

"진짜 잘 처먹네 저새끼."

 

라는 표정이 눈빛에 가득합니다.

 

 

탄수화물 중독증상을 호소하는 마누라에게

 

 

 

"고항." 이라는 한마디로 밥을 시켜줍니다.

 

이제 좀 배고픈게 가시니까 주변 돌아볼 정신이 드는데

 

 

 

젊은 사람들이 하는 젊은 가게라는 느낌이 강렬한 인테리어.

씩씩하고 기운차 보여서 참 좋습

 

 

 

실물은 아 망했어요

님아 캐리커쳐 그릴때 미화 자제요.

 

 

이젠 또 뭘 먹어볼까.

 

 

수육;;이라고 한자로 쓰인 세세리.

연골;;은 내가 싫어하고

 

엉덩이;;라고 한자로 쓰인 본지리.

 

누차 말하지만 한자는 좀 알고 일본에 가야합니다.

 

 

 

이게 아마 수육이었을텐데

확실하진 않습니다.

물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이건 본지리

 

 

이렇게 닭을 세밀하게 해부해주는데

그 부위 마다 마다의 맛이 너무나 독특하고 임팩트있다.

 

본지리는 기름의 맛.

닭의 안좋은 성분이 기름에 모이기때문에

닭이 좋지 않으면 먹을수가 없어.

 

우리나라 시장에서 닭을 사고

엉덩이를 잘라내는 것이 그런 이유지.

 

 

수육;;;은 고소하고 본지리는 강렬하니

또 술을 바꾸지 않을 수가 없어.

 

 

 

"쇼츄. 구다사이." (소주 주세요.)

 

라고 하면 아저씨가 반드시 뭐라뭐라 물어볼텐데

 

"스트레또." (물 안타요.) 라고 하면 된다.

 

얘들은 소주에 물을 타거나 하여간 뭘 타서 먹는데

어차피 돗수가 한국 소주정도 돗수인데 그건 오버가 아닐까.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구워만 내는 사람

 

 

 

밖에서 호객하는 사람. 요리하는 사람. 나르는 사람.

각자의 역할이 확실하다.

 

 

 

무슨 메뉸가 하고 한참 봤는데 메뉴는 아닌거같은데.

일본어를 알면 좋을텐데 뭐 이정돈 포기해야죠.

 

 

 

생선 뭐;;;가 오픈! 이라는건 알겠어.

 

 

 

망년회 코스! 라는거 정도는 알겠어.

 

 

 

아오 그냥 대한 독립 만세!

 

 

 

저 캐릭터 중에서

 

 

 

미모를 담당하는 사람 하악.

 

 

 

이제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껍질;;이라고 한자로 쓰인 껍질;;;을 시킵니다.

 

 

 

껍질은 오도독 오도독.

 

저 간을 또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 강렬한 맛을 하룻밤에 두번이나 감당할 자신이 없어 포기.

 

 

 

잘 먹었습니다.

다 먹은 꼬치도 저렇게 아기자기하게 처리하네요.

 

 

 

어서 와.

 

 

 

이런 가격은 처음이지?

 

마누라가 계산해서 내가 기억은 잘 안나는데

둘이 미친듯이 먹고 마셔댔는데 6만원이 안나왔던걸로.

 

 

이제 호텔로 돌아가야겠지.

 

 

미인어;;;라는 제목의 가게에서는

미인세체;;라는 서비스를 한다고 하는데

아 맞다 나 장가갔지.

 

 

 

무적가. 라는 이름부터

간판에 솥을 사용한 센스까지.

꼭 먹어보고 싶은 라멘집.

 

그러나 오늘은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오는 길에 들른 일본의 패밀리마트에는

 

 

 

제대로 오뎅을 파는데요.

그 앞에 메뉴판도 엔간한 오뎅집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열도의 편의점은 대단하구나!

 

 

오늘은 못먹을테지만 나중을 위해

일본의 컵 라멘은 대체 무슨 맛일까 하고

라면의 왕이라는 이름이 붙은 라왕;;;을 챙겼습니다.

 

 

 

아니 이 어디에서 엄청 많이 보던 아이템은!!;;;

역시 열도의 편의점은 참 대단하구나!;;;;

 

 

 

아무리 배불러도 들어가는 맥주.

 

 

 

마누라가 저렇게 많이 샀는데도 한국돈으로 만팔천원.

일본의 편의점 맥주는 무척 훌륭하네요.

 

 

 

일단 이걸로 갤럭시 노트 충전.

지난번 글에서 그 귀이개;;파는 가게에서 저걸 샀음.

일본에 갈때는 꼭 저렇게 220볼트에서 110볼트로 전환하는걸 사가길 바람.

 

저게 한국에선 오백원인데

일본 호텔에서는 9천원에 팔아;;

그리고 일본 마트에서는 삼천원에 팔더라고;;

 

일본 여행하는 사람은 꼭 저걸 사가길 바래.

 

 

 

그럼 일본 편의점에서 산 전리품을 확인해볼까.

일부러 한국에 없는 놈들만 골라왔음.

 

 

 

시작은 에비스 프리미엄 생.

 

 

다음은 클리어 아사히... 하면 발포주네요.

에비스에 이어서 마시니 맹숭맹숭했던걸로.

 

 

 

산토리 리치몰트 금맥에

 

 

 

이번엔 에비스 올 몰트.

 

 

 

삿뽀로 이름은 모르겠는데 장기숙성 어쩌고 100% 어쩌고.

 

 

 

또다른 클리어 아사히.

 

내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찍은 사진이

내가 왼손에 맥주를 들고 있는 사진이야.

 

 

 

그리고 매운 명란과자.

안주는 이거 하나로 충분합니다.

 

마누라는 이미 피곤해 뻗어서 나는

 

 

전혀 대사를 못알아듣는 진격의 거인을 보며 홀로 맥주파티.

 

일본 여행의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처음 가본 일본은 아, 참 싸고 맛있었다.

 

 

 

 

 

Posted by 닥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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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ㅅㅇ 2014.02.10 1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간여자 사진을 막 찍으면 안되지 않나 ㅋㅋ

  2. -_- 2014.02.10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님은 몰카 겁나 잘 찍네요 비결이..?

  3. -_- 2014.02.10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다 ㅋㅋ 예전에 쓴 몽골 여행기도 재밌게 봤는데 이것도 기대됨.

    • 닥터불 2014.02.11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몽골여행기 재업 예정인데 전에껀 2부작이었지만
      티스토리는 한편에 사진 50장 한정인 관계로 편수가 늘어날수 있음.
      아오 그럼 또 사진만 놔두고 새로써야되는데.

      그리고 2010년 2차 몽골여행기는 이글루스에 사진 올리다가
      에러나서 관둔거. 이번 기회에..


      맞다. 나 신혼여행 이탈리아 다녀왔지.


      아차 일본꺼나 마무리짓고나서;;;;

  4. 닥터불 2014.02.11 1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news1.kr/articles/1534108

    제목부터가 또 맨발이네.

  5. -_- 2014.02.11 1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제가 요즘 매너리즘에 빠진 모양인데,
    "내가 회사에 별 쓸모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월급도둑이라고 하나요?
    그런 게 된 것 같은데, 횽은 그런 생각 들 때 없나요?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사회생활이 짧아서, 잘 모르겠어요.
    바쁠 때는 또 엄청 바쁘긴 한데,
    내가 조직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고,
    나 없어도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에요.

    • 닥터불 2014.02.11 1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회의 때 안발리도록 최선을 다함.
      사수를 이겨보도록 최선을 다함.

      물론 나 하나 없어도 돌아가는게 조직이지만
      나중에 조직을 나올때 빈손으로 나오지 않기 위해선
      적어도 저런 보람은 있어야 일이 되지 않을까.

  6. anik 2014.02.15 0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4대째 50년간 더해져 내려온 소스라니 얼추 맞추셨음 ;;